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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시의 등장과 유형 신문에서 그 소재를 취하여 뉴스의 다각성을 제시하는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 창작을 향한 굴절, 또는 상상력에 의한 표상없이 신문에 보도된 현실의 한 단면을 시의 틀에 기대어 재수록한 것이다.특히 일기 예보와 전쟁상황에 대한 뉴스를 주로 제시한 것으로만 볼 수 있지만, 그러나 그 일기 예보 중에서도 '흐림, 짙은 안개, 비, 눈, 폭설' 등 어두운 이미지가 강화된 일기 내용이거나, '레이건 국방비증액, 미테랑 무기 판매, 波 수천명 검거' 등 전쟁관련 상황의 뉴스 등을 위주로 제시하여 그 이면에 시인이 의도한 현실 부정의 정신을 함유하고 있다. 즉 시를 향한 창작적 상상력은 제거됐지만, 현실의 습득물을 통해서 그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해체가 단순히 해체를 위한 실험의 극명함.. 2024. 7. 19.
무의미시와 비대상시 김춘수와 이승훈의 실험적 시세계 김춘수의 무의미시론과 이승훈의 비대상시론은 이상(李箱) 시에 나타난 시의 무의미), 그리고 시의 비대상2)에 대한 인식과 그 궤를 같이한다. 이상, 김춘수, 이승훈 등, 세 시인의 전통시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실험이라는 공통인식은 우선, 시적 대상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인식된 자연세계나 일상세계가 시 속에서 전통적 인식으로 드러나지 않고 왜곡되어 나타난다. 이는 바로 객관적 사실을 외면한 것이며 그 시적 표현은 시인 내면 인상에서 비롯한 표현주의적 태도에서 비롯된다.  김춘수의 무의미시론세 시인의 공통된 인식을 떠나서 먼저 김춘수의 무의미시론을 살펴보면, 無意味라는 단어의 개념은 '의미가 없음'이 아니라 기존의 의미들이 김춘수에게 동일하게 의미있음으로 의미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존의 의미는 기존질서에 의한.. 2024. 7. 17.
실험 정신과 전통의 해체 현대시의 전위적 탐구 인간의 역사를 전통과 그 전통의 단절· 거부 • 파괴 등에 따른 시간적 순서로 분류할 때 실험의 자세는 당연히 후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전통과 그 전통의 해체에 따른 실험의 자세는 역사선 상에서 파악될 수밖에 없는데, 특히 현대에 이르러 실험의 정신은 전통에 반하며, 부정하는 요소로서 현대성을 대표한다. 동시에 시의 역사에 있어서도 실험성은 시의 현재성을 대변하기 때문에, 시에 나타난 실험의 정신 및 그 자세는 시의 역사가 어떠한 경로에 의하여 현재에 도달했는 가를 알 수 있게 한다. 詩와 거울칼리니스쿠는 광의의 현대성을 자본주의 문명이 암시하는 객관적이고 사회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간과 자아가 표명하는 주관적이고, 상상적 지속으로 드러나는 사적인 시간의 대립으로 정의한다. 시간의 대립이란 이러한 시간.. 2024. 7. 16.
전통 리리시즘의 서정시와 비판적 리얼리즘의 목적시 이 시는 매미소리를 매개삼아 40년대, 구체적으로는 해방의 해인 45년을 중심축으로 하여, 그 이후 해방 50년, 또는 광복 50년이란 현재를 되짚어 보고 있다. 특히 이 시의 일미는 '그나, 저 소리는, 이 시절 저 매미소리는 그 시절, 그때의, 이는' 등에 나타난 '그. 저·이' 등의 관형어에 있다. 한 음절의 지시 관형어들이 바로 과거·현재를 교차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시의 압축미와 함께 과거와 오늘의 역사에 대한 시인의 비극적 정서를 싣고 있다. 그런데 둘째 행의 '저 소리는'의 주격조사가 목적격 조사로 바뀌어야 되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저 소리는 들었을 리 없지만'은 '소리가 듣는다'는 말인데, 듣는 주체가 소리라는 진술이 비논리적이며, 만일 의도된 범주위반이라고 해도 그 의미가 전.. 2024. 7. 16.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 모더니즘의 세계가 리리시즘과 겹쳐진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목가적 세계이다. 보들레르의 미적 자세처럼 모더니즘은 목가적 모더니즘으로서 모더니즘, 그리고 반목가적 모더니즘으로서 모더니즘의 이원적 세계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현대성 내에서의 삶에 토대한다. 그것이 바람직한지의 여부를 떠나서 우리는 현대에 살고있는 현대인이기 때문에, 현대의 문제점은 그 안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모더니즘의 지론을 외면할 수는 없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꽃잎들이 춤춘다 고공낙하 패러슈트 하얀 토끼풀 노란 민들레파란 패랭이 춤을 춘다 허공에 박혀 꿈을 꾼다 바람에 나부끼며 나부끼며 보라 저 긴 어둠 그 발자국 밑으로 불꽃놀이 펄럭인다 떨어진다 오 낡은 연애편지 구절 속에서 걸어나오는 그림자 검은 그림자 몸 속으로 자꾸만 기어드는 .. 2024. 7. 15.
우리 시의 현주소 80년대의 문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지평과 그 전 세대에서 연속되는 비판적 리얼리즘의 지평위에서 시대적 특성을 담아낸다. 상대적으로 모더니즘과 리리시즘의 목소리는 약세로 흐를 수 밖에 없었으나, 그렇다하여 양자가 80년대의 현실과 무관할 수는 없었다. 모더니즘은 그 자장안에서, 그리고 리리시즘도 그 자장안에서 현실과의 길항관계를 끊임없이 보여왔다.  리얼리즘 대표비판적 리얼리즘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대표되는 마르크시즘은 현대화의 도정에서 그것의 비판과 유토피아적 전망을 함유한다는 점으로 모더니즘과 동궤에 선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비만은 모더니즘을 리얼리즘으로 환치한다. 그것은 마르크시즘의 출발이 자본주의와 현대화를 비판하는 데 있기 때문이며, 모더니즘 역시 현대화 위에 그 출발이 놓이기 때문이다. 그.. 2024. 7. 15.